
부모가 된다는 사실에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의 변화를 일으킬까요? 그냥, 궁금했습니다. 연애를 하고, 결혼을 한 후 덜컥 아이가 태어났는데, 아직도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릴게 서툰 것 같습니다. 살아있을 때 잘해야 한다는 푸념너머로 부모님은 어떤 생각을 하고 계셨던 걸까요 ?
육아에 치이고, 현실의 문제 속에서 아둥바둥 살아가는 와중에 문득, '아빠는 이럴 때 어떻게 했지? 엄마는 이럴 때 어떤 생각을 했지?' 궁금했던 적 없으셨나요. 병원에서 갓 태어난 아이를 품에 안고 이름을 불렀을 때 그 흐느낌과 공기 속의 따뜻함들. 아이에게 좋은 것만 입히고, 좋은 것만 주고 싶은 생각과 다르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을 때 들었던 자괴감과 후회들.
남과 비교하지 말라고 하셨던 말씀과는 다르게 남들과 또 비교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, 엄마 아빠는 어떤 생각을 하며 버텼을까 또 고민해봅니다. 자식 이기는 부모가 없다고 하지만, 왜 그렇게 모진 말과 철없이 행동을 일삼고 부모의 마음을 후벼팠을까요. 착한 아이 증후군에 걸린 것처럼 부모님 말씀만 잘 들으면 되겠지 했던 막연한 생각들이 스쳐갑니다. 부모님이 나에게 해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?
친구네 엄마 아빠는 좋은 옷을 사줄 때 난 작년에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학교에 가거나 고등학교 교복바지가 찢어진 것을 기워 입고, 덧대입으면서 '잘 다녀 오거라' 인사를 건네던 엄마의 마음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싶습니다. 그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그때는 그렇게 넘겨버렸는데, 사실 이해한다고 뻥치고, 속으로 삭히고 있었던 모양입니다. 이제와서 드는 생각이지만, 내가 부모가 된다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해봅니다.
솔직하고, 진솔한 마음을 담아서 부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올려야 할까요, 아니면 응어리진 마음을 내려놓기 위해서 진심어린 사과를 요청하여야 할까요. 고민됩니다. 아이가 조금씩 곁에서 자라나면서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늘어놓을 때 아빠로써, 엄마로써 어떻게 해야 좋을지 고민됩니다. 부모의 말을 들어야 복이 온다? 부모 말 잘 들어야 행복하다? 부모에게 반항해야 더욱 잘 된다? 무엇이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.
육아에 지쳐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듭니다. 아빠는 내가 어렸을 때 어떻게 키우셨을까? 많은 사랑과 관심을 주려고 노력했지만,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새벽같이 일하러 나가시고, 저녁 늦게 돌아오시면 한 손에는 치킨 한 마리를 사들고 오시는 모습. 띵똥하며 현관문 앞에 서서 아빠를 기다리는지, 치킨을 기다리는지 모르는 아이의 눈망울과 작은 손. 부모는 그렇게 현실을 감내하고, 인내해가면서 아이를 키운 것이었다. 그 사실을 알기까지 30년이 넘게 걸려버렸네.
부모의 마음을 알 길이 없다고 하는데, 정말인 것 같다. 내가 부모가 되어도 부모님의 마음을 잘 이해 못하겠다. 왜 그렇게 하셨을까 싶다. 아파도 아프다고 얘기도 못하고, 슬퍼도 슬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그 마음이 도대체 뭘까? 밤 늦도록 곰곰히 생각해봐야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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